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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역사

[의학의 역사] 히포크라테스의 등장과 ‘의학의 아버지’란 별칭의 의미

의학의 역사 2편, 역시 이번에도 고대입니다. 인류의 몸을 다루는 기술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모든 시작이 고 과학은 아니었습니다. 병은 오랫동안 싄의 형벌로 여겨졌고, 치유란 신전의 제사장만이 행하던 신비한 의식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인간은 신의 그림자 너머에서 병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의학은 단순한 종교의 도구가 아닌 독립된 학문이 될 수 있었고, 그 중심에는 히포크라테스가 있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그의 이름으로 시대를 나누고, 학문을 바꾸며, 수천년이 흐른뒤까지 수많은 의사들이 따르는 사람이된 인물. 의학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히포크라테스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닌, 병을 이해하려고 한 최초의 인간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그를 '의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고있습니다.

 

 

  • 히포크라테스의 시대와 배경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60년경, 고대 그리스의 코스(Kos)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시기는 신화와 종교로 인간의 병을 설명하던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병은 신의 분노나 악령에 의한 것이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치료는 제사장이 행하며, 기도나 제의 등의 방법으로 병을 다스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병의 원인을 자연 속에서 찾으려 했고, 인간의 몸을 해부학적이고 생리학적인 시선으로 접근하였습니다. 신이 아닌 인간의 몸 자체에 원인과 해답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접근은 곧 고대 철학자들의 논리적 사유 방식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의학을 철학으로부터 분리시며, 학문으로서 기틀을 세운 것'이 의학의 역사 속 히포크라테스의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히포크라테스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

1. 의학의 윤리를 처음 정립하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사로서 가져야 할 윤리적 태도와 책임의식을 강조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오늘날에는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거쳐야하는 상징적인 의식이 되었습니다. '해를 끼치지 말라(Primum non nocere)'는 원칙을 중심으로, 환잔의 인권과 생명을 중시하는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자에서 머물렀던 당시 의사들과는 전혀 다른 태도였습니다.

 

2. 경험과 관찰에 기반한 과학적 진단을 시도하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잔의 증상만을 듣고 치료하는 것이 아닌, 체온, 맥박, 대소변, 식욕, 피부색 등을 꼼꼼히 살피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질병을 분류하고 , 체액설(Humorism)을 중심으로 진단 체계를 정립하려 했습니다. 비록 현대의학의 기준에서는 이 체계가 과학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성에 기반한 의료를 시도한 점은 매우 혁신적이었습니다.

 

3. 교육과 전승을 중요시하다.

히포크라테스는 치료 기술을 후대에 전수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의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후배 의사들과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이로 인해 코스학파는 오랜 시간동안 의학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각 환자의 증상 뒤에 존재하는 '공통의 패턴'을 읽어내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열이 나는 것을 '운명의 징조'로 보지 않고, 언제, 어떻게 열이 오르고, 며칠 동안 지속되며, 어떤 신체 반응을 동반하는지를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경험'을 분석하고 '이성'을 도입한 그의 접근은 오늘날 임상진료의 기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남긴 '히포크라테스 전집'에는 60편 이상의 의학 문서가 포함되어 있으며, 질병의 발병부터  경과, 치료, 예후에 이르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최초의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몸을 단순히 고장난 기계처럼 보지 않고,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하려 한 태도는 현대의 '환자 중심 진료'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히포크라테스 유산이 남긴 것들

오늘날 현대 의학은 분자 수준의 치료와 인공지능 기술까지 포괄하며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 지켜야하는 '태도'와 '기본정신'은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의사란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의 삶 전체를 존중하며, 공동체 속의 윤리적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 의사가 신의 대리인이 아닌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책임있게 다뤄야 할 존재라는 인식.

2) 치료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닌 환자의 삶 전체를 고려하는 과정이어야한다는 통합적 시선.

 

바로 이 두가지 개념이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유산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현대의료에서 점점 더 강조되는 '휴머니즘 의료'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사란 고귀한 철학자여야하며, 환자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시대를 초월해 현대까지 남아 오늘까지 수많은 의사들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보너스 : 한사람의 사유가 세운 의학의 뼈대
 
히포크라테스는 신의 영역이었던 질병을 인간의 이해로 시선을 바꾸며, 의술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윤리와 책임이 동반된 행위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시대에는 현미경, 해부학도, 유전학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관찰하고 기록하며 질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졌습니다. 그렇게 세운 원칙들을 오늘날에도 의료의 윤리, 환자와 의사의 관계 나아가 학문으로서 지켜야 할 방향이 되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것은 단지 선서나 이론뿐만 아니라 '의사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며, 동시에 '인간의 고통 앞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의학의 역사에서 진정한 의학의 태도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히포크라테스 입니다.